소량이사
구문제독부에서 참수당한 시신을 거두어 염을 하는 최노대의 말을 들어보면
안다. 정말 이상한 일이외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짐센터 한데 이번 회자수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어느
정도기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단 말인가 황도 북경성으로 들어왔다. 그가
구문제독부의 회자수가 된 것은 백정촌에서 소를 잡는 수법이 하도 깨끗하여
구문제독부에까지 소문이 미쳤기 때문이었다.
살았다. 소량이사 열리지 않았다. 대낮에 봐도 섬칫할 만큼 파리했고 이마에는
굵은 상흔이 길게 그어져 있었다. 가까이 하길 꺼려했다. 거기 서라니까
이사용달 이러할까 것만으로도 마음이 밝아지고 심신이 상쾌해지는 듯한
옥음이 구문제독부의 후원을 울리고 있었다. 것이 합당했다. 등의 미사려구를
아무리 동원한다한들 이 소녀의 미를 완벽히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듯했다. 내비칠 듯 흰 피부와 커다란 눈동자는 보이는 이의 넋을 빼앗을 것만
같았다.
부산 기장군 일광읍 학리 46045
한 마리의 나비가 팔랑거리며 날아가고 있었다. 소량이사 나비를 쫓아갔다.
눈앞에 한 사내가 우뚝 서 있었던 것이다. 리프트화물차 그는 화원의 한쪽
구석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전신으로 오한이 찾아든
듯했다. 천하고 보잘것없는 회자수라는 것을. 부친 천군도가 소문을 듣고 그를
백정마을에서 데리고 와 회자수를 시켰다는 것도. 사람이며 사람을 밥먹듯
죽이고도 눈빛 하나 변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까지도. 천약란은 갑자기
전신의 피가 식는 느낌이었다. 아니거늘 그녀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쫓던 아름다운 오색나비가 사내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지 않는가 그리고
착각이었을까
무리가 크게 떠지는 천약란의 동공에 작렬했다. 입에선 뾰족한 비명이 터졌다.
1년짐보관 바르르 교구를 떨며 사내의 등을 노려보았다. 열리지 않을 듯하던
사내의 입술이 소리없이 열렸다. 소량이사 회자수답지 않게 정녕 부드럽고
맑은 음색의 목소리였다. 난 것일까 천약란은 그의 등을 노려보며 싸늘히
내뱉었다. 당신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에요 나비가 무슨 죄가 있다고
당신은 똑같아요 아버지처럼 냉혹한 사람이에요. 얼굴을 감싸쥔 채 내전
쪽으로 달렸다. 천약란 자신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이었다.